에이컨셉 고덕점, 연우 부원장
오늘은 에이컨셉 고덕점 연우 부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9살에 미용을 시작해 정화예대 교수까지. 누구보다 학생들을 생각하고 있는 연우 부원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사람 때문에 미용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에이컨셉 고덕점에서 일하고 있는 연우 부원장입니다. 미용을 시작한 지는 15년 정도 됐고요. 현재 정화예술대학에서 외래교수로도 활동하며 특강을 진행하고 있어요. 주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스타일링, 고객 응대, 염색 테크닉 같은 실무적인 내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살롱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게 참 좋아요.
Q. 미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은 편이었어요. 친구들을 꾸며주고,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했죠. 그런 모습을 보신 부모님이 미용을 권해주셨어요. 막상 시작해보니 저와 정말 잘 맞더라고요. 19살부터 미용을 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와 안 맞는 일인가?’,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만났으니까 자연스럽게 오래 이어온 것 같아요.

Q. 19살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처음에는 학원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화예술대학에 진학했어요. 학교에 다니면서 일도 함께했죠. 처음 현장을 경험한 곳은 이가자였어요. 그때는 학교와 병행해야 해서 아르바이트처럼 오가며 일했고, 정식 인턴 생활은 준오헤어에서 시작했어요. 이후 작은 프랜차이즈 살롱으로 옮겨 디자이너로 데뷔했고요. 그렇게 차근차근 현장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Q. 에이컨셉과는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되셨나요?
제가 처음 디자이너로 데뷔했을 때의 대표님과 에이컨셉 측이 인연이 있었어요. 고덕점 오픈 소식을 듣고 추천을 받아 합류하게 됐죠. 에이컨셉은 원래 청담에서 시작한 브랜드예요.
이후 코로나 시기에 웨딩 관련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반 살롱 중심으로 방향을 바꿔왔고요. 고덕점은 문을 연 지 약 5년 됐는데, 저는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총 4개 지점이 있어요.
Q. 오랜 시간 함께하신 만큼 에이컨셉 고덕점의 장점도 잘 아실 것 같아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공간이에요.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매장이라 넓고 쾌적하거든요. 고객님도 여유롭게 시술받으실 수 있고, 직원들도 쉬거나 식사할 공간이 충분해요. 작은 매장에서는 휴게 공간이나 재료를 둘 곳이 부족할 때가 많은데, 저희는 그런 불편이 적어요. 대표님도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청담에서 시작한 브랜드답게 분위기도 비교적 자유로워요.
또 하나는 사람이에요. 저희는 최근 약 3년 동안 외부 디자이너를 따로 채용하지 않았어요. 인턴으로 들어온 친구들이 성장해 디자이너로 데뷔하고, 그 매장에서 계속 자리를 잡는 구조예요. 기존 디자이너들도 쉽게 움직이지 않으니 팀이 안정적이죠.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오래 일한다는 게 저희 매장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Q. 15년 동안 미용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저도 매출 숫자에 많이 집착했어요. 더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10년 넘게 일하다 보니 다른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고객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고등학생이었던 고객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모습을 보게 돼요. 고객님의 삶이 변하는 과정을 오랜 시간 곁에서 함께하는 거죠.
그때 ‘아, 이게 미용이구나’ 싶었어요. 꼭 드라마틱한 헤어스타일을 만들어야만 의미 있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함께하고, 시간이 흘러도 저를 찾아주시는 것. 지금은 그게 정말 큰 보람이에요.

Q. 고객님을 상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나요?
저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어울리지 않거나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해요. 예전에 한 고객님이 “이렇게 안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다른 곳에서는 원하는 대로 시술해줬지만 정작 마음에 들지 않아 여러 살롱을 다니셨대요. 그런데 제가 원하신 스타일을 그대로 해드리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마음에 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사실 말씀하신 대로 해드리고 보내드리는 게 더 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다음번에도 그 머리를 관리하고 손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 당장 예쁜 것뿐 아니라 그 이후까지 고려하죠. 짧은 머리가 무조건 안 어울리는 사람도, 긴 머리가 무조건 안 어울리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같은 길이라도 그 사람에게 맞는 디자인은 다를 수 있죠.
유행하는 스타일을 가져오셨다면 생활 습관과 평소 손질 방법까지 여쭤보고, 더 잘 맞는 방향을 제안해드려요. 결국 집에서도 손질할 수 있어야 ‘내 머리’가 되니까요.
Q. 매장 분위기는 프리미엄인데 가격은 비교적 부담이 적다는 인상도 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가격을 정할 때 고덕 지역의 상권과 매장 규모, 운영 방식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는 디자이너 혼자 모든 시술을 하는 1인 숍이 아니라 인턴들과 함께 일하는 규모 있는 살롱이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고객님을 모실 수 있고, 가족 다섯 분이 함께 오셔도 한 번에 시술받으실 수 있어요.
머리는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해야 하잖아요. 고객님들이 좋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너무 큰 부담 없이 자주 오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가 지향하는 편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인턴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현재 고덕점에는 디자이너 7명, 인턴 4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교육은 본사에서 월 2회, 매장 내부에서 월 3회 정도 진행해서 한 달에 총 5회가량 이뤄집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그 외에도 개별적으로 지도하고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각자의 성향과 속도예요. 모두가 잘하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다르잖아요.
똑같은 커리큘럼에 무조건 맞추면 누군가는 뒤처지거나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명씩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을 먼저 채워준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해요. 조금 느리더라도 그 친구에게 맞는 방식으로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인턴의 디자이너 데뷔 시점까지도 세심하게 고민하신다고요.
맞아요. 저희는 인턴을 무조건 많이 뽑기보다, 먼저 들어온 친구가 성장해 올라갈 수 있는 순서를 생각해요. 한 명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돕고, 그다음 인원을 채우는 식이죠. 데뷔 자체도 중요하지만 초보 디자이너가 된 뒤 고객을 만나고 매출을 만들며 안정적으로 일하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사람마다 가정 형편이나 경제적인 상황도 달라요. 조금 더 빨리 돈을 벌어야 하는 친구도 있고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데뷔 시기와 성장 과정을 함께 고민하려고 합니다. 디자이너가 됐는데 자리를 잡지 못해 떠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는 보통 인턴으로 성장한 바로 그 매장에서 디자이너로 데뷔해요. 익숙한 동료, 공간, 고객님과의 관계가 이어지니까요. 저는 그게 집에서 자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편안한 환경에 있을 때 더 빠르게 배우고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거든요.
Q. 학생이나 후배들이 미용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 ‘저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어요. 제가 학교에 계속 특강을 나가는 이유도 그런 말들이 마음에 남아서예요. 누구나 배우는 속도가 다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도 다를 수 있어요.
그렇다고 미용에 재능이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런 이유로 좋아하던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매장에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성향을 보려고 하는 이유가 같아요.

Q.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건 무엇인가요?
의외로 두려움이 가장 커요.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고객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앞으로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같은 고민이죠. 특히 열심히 하고 욕심이 있는 친구일수록 처음부터 잘하고 싶어 해요. 완벽한 상태에서 데뷔하고 싶으니까 “3개월만 더 준비하면 안 될까요?”, “반년 뒤에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묻기도 해요.
그럴 때 저는 “3개월 전의 너와 지금의 너를 비교해봐”라고 이야기해요. 완벽해지는 순간을 기다려도 완벽이라는 건 없거든요. 3년 차 디자이너라고 모든 걸 완벽하게 하지는 않아요.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나가 경험을 쌓는 게 성장에 도움이 돼요. 물론 혼자 알아서 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옆에서 충분히 도와줄 테니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거죠.
Q. 취업을 준비하는 인턴에게는 어떤 살롱을 선택하라고 조언하시나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좋지만, 면접 한 번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매장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디자이너가 된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보라고 해요. 실제로 잘 성장했는지, 매출을 만들며 자리를 잡았는지, 계속 그 매장에 근무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그 모습이 곧 내가 그곳에서 성장했을 때의 미래일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인스타그램으로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어요. 특히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디자이너들의 계정을 보면 활동하는 모습과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죠. 면접에 가서도 “이곳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디자이너로 데뷔한 분이 계신가요? 지금도 함께 근무하시나요?”라고 직접 질문해보면 좋아요.
당장 월급이 10만~20만 원 더 높은지, 교육 횟수나 성과급이 얼마나 되는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것만 보지는 않았으면 해요. 결국 디자이너로 성장한 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다면 오래가기 어렵거든요. 저는 ‘나를 실제로 성장시키고 자리 잡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인가’를 가장 먼저 보라고 말씀드려요.

Q. 학교와 현장 일을 병행하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시는 이야기가 있다면요?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 중에 “학교를 그만두고 일만 하고 싶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더 빠르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학생을 빨리 일하게 하려고 학교를 그만두도록 권하는 원장님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는 그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그 친구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아직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졸업하라고 이야기해요. 학교는 기술만 배우는 곳이 아니고, 그 시간에 얻는 경험도 분명히 있거든요. 1년 먼저 현장에 나간다고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아요. 지금 당장 빠른 것보다 앞으로의 선택지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에이컨셉 고덕점의 팀 분위기도 자랑해주신다면요?
저희는 위아래가 너무 딱딱하게 정해진 분위기는 아니에요. 서로 장난도 치고, 친구처럼 지낼 때도 많아요. 다 같이 가위바위보로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기도 하고요. 사이가 좋고 즐겁게 일한다는 게 가장 큰 자랑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잘 먹어요. 누가 먹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만들어 먹기도 하고, 간식도 늘 넉넉하게 준비해두려고 해요. 일하면서 배고프면 괜히 서럽잖아요. 적어도 밥은 잘 먹고 일했으면 좋겠어요. 작은 부분이지만 직원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살롱과 학교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죠?
지금은 헤어 케어 브랜드 ‘나노힐’의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모발 복구와 손상 개선에 관심을 두고 제품을 사용하다가 크리에이터 활동까지 이어지게 됐죠. 이런 외부 활동을 하는 이유도 결국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전하고 싶어서예요.
사실 저는 원래 인스타그램도 거의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직접 해봐야 아이들에게 제대로 이야기해줄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계정도 만들고, 영상도 직접 만들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크리에이터 활동이든 학교 강의든 새로운 콘텐츠에 참여하는 일이든, 제가 경험을 쌓아야 후배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도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Q. 이번 셀렉미 인터뷰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원래 셀렉미 계정을 팔로우하면서 콘텐츠를 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정화예술대학 최은정 교수님이 인터뷰에 참여하신 걸 봤죠. 교수님께 직접 여쭤봤더니 너무 좋았다며 신청해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가까운 분이 직접 경험하고 좋다고 이야기해주시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와 꿈을 들려주세요.
우선은 제 지점을 열어 독립하는 게 목표예요. 그러면서도 모교와의 인연, 교육 활동은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지금도 총동문회 활동을 하며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교수님들과 현장 이야기를 자주 나누려고 해요. 요즘 학생들이 현장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실제 살롱에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이야기해야 교육 방향도 더 좋아질 수 있으니까요.
저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일하면서 학교와 계속 교류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후배들이 미용을 재미있게,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서 미용을 포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제가 경험한 것들을 나누면서 그런 친구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자신의 길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